첫 번째 식사
‘즐거울 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라는 말은 제가 한국에서 보냈던 시간에 딱 떨어지게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기억이 좀 흐릿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어느새 20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한국에 온 첫 날, 처음으로 먹었던 한국 음식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10년전 편지 시리즈에 있던 내용을 다시 발행하면서, 그 날에 대해 작성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2013년~ 2014년에 제가 했던 생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5천만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살아 가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1200만명의 인구가 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불규칙하게 사방으로 펼쳐진 대도시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는 것은 어떤 것일까? 평방 킬로미터 당 1만7천명이라는 놀라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를 의미합니다. 이는 뉴욕의 인구 밀도에 비해 8배가 높으며, 쿡 제도 (Cook Islands)에 평방 킬로미터 당 약 83만명의 사람들이 사는 것과 같습니다. 평방 킬로미터당 1만7천명의 인구가 산다는 것을 믿기 어렵지만, 실제로 이 도시에 존재합니다.
이런 인구 밀도에 둘러싸여 매일 아침 일어나는 것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약 12년 전, 제가 처음 대도시에 도착했을 때, 저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한국이란 나라의 언어, 음식, 문화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말문이 막힌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The bright lights of Seoul - Images courtesy of Travel Triangle
12년 전에 채용담당자와 면접 과정을 마칠 때쯤, 언제 당신은 갈 준비가 되었나요?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내 몸속의 젊은 혈기가, 탐험을 좋아하는 폴리네시안 기질이 “가능한 빨리” 라고 대답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1주일 안에 비행기에 올라 한국이라 불리는 머나먼 나라로 가게 되었습니다. 12년이란 세월 동안 여전히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은 제 고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채용담당자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저는 갑자기 제가 이룬 도약과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깨달었습니다.
1)한국은 어디에 있는 나라일까?
2)휴전 중인 아시아에 있는 나라로 1주일 후에 떠난다는 사실을 가족 (특히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면 좋을 지?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동북아시아라에 있습니다. 일본까지 비행기로 약 90분, 중국까지는 비행기로 약 2시간이 걸립니다.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과 분단되어, 민주적 통치가 된 남한은 현재 자동차, 전자제품,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도 잘 모르는 먼 나라로 가겠다는 생각을 부모님께 설명한다는 것은 당연히 힘든 사실이었지만, 감사하게도 부모님은 늘 그래왔듯이 결국에는 제가 하고자 하는 생각을 지지해 주셨습니다.
뉴질랜드 웰링턴을 출발해서 호주 시드니와 브리즈번을 경유, 서울까지 16시간의 비행 후, (다시는 이런 비행을 하고 싶진 않지만) 웰링턴에서 먹었던 섬나라 음식에 대한 기억은 빠르게 사라지고, 배고픔과 폴리네시안의 호기심이 결합되어 지역 별미를 홀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약 15분 정도 걸었을때, 어떤 간판이었는지, 소리, 냄새 등을 전혀 알지 못하였지만, BBQ 라는 그런 식당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식당을 들어갔을 때, 완전 적막이 흐르고 있었는데, 이 식당에 들어온 첫 외국인란 사실을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양념한 소고기와 채소를 곁들인 접시에 담긴 한국식 바베큐의 모습과 소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식당 여자 종업원이 다가오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또는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없었지만, 여종업원은 “어떤 걸 주문 하시겠어요?”라고 분명히 말했을 것입니다. 제 옆에 6명이 즐겁게 식사하고 있는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그 테이블에는 푸짐한 양의 양념된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있었습니다. 그 여종업원은 “확실해요?”라는 표정으로 저를 몇 초간 바라본 후, 20분 후 음식이 담긴 접시를 가지고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제야 제가 무려 6인분을 주문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Korean BBQ - Images courtesy of 365 Things to do in Houston.
실수로 6인분을 주문했다는 것을 여종업원에게 설명하기 어려웠고,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였으므로, 그 상황을 포기하고, 저의 첫 한국식 식사 또는 여섯 끼를 즐겼습니다. 섬나라 음식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의 첫 날 어쨌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고, 가끔씩 그 날을 생각하면서 웃게 됩니다.
참고로, 한국식 바베큐는 손님들이 직접 음식을 요리를 할 수 있게 해주며, 이것은 모든 신참 요리사들에게 보너스이며, 경험을 줍니다.
이번 주 추천 사항
1)한국식 바베큐: 그만둘때 까지 먹어라^^
아래 대화에 자유롭게 참여하세요.
1) 한국식 바비큐에 관한 당신의 경험
“당신의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살찌우고, 당신의 산만함을 굶주리게 하라”